패피들의 메카
패피 순례길
오랜만에 동대문 두타-밀리오레-apm까지 패피 순례길을 걸어보았다. 어린 시절 동네에서 좀 입는다 싶은 친구들은 옷이나 신발을 사러 많이 오던 곳이다. 지방에서는 새벽 도깨비시장 버스라고 해서 새벽시장을 겨냥한 유료 버스를 운행하기도 했을 정도로 이곳은 전국의 옷가게 사장님들 및 패피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다. 물론 지금이라고 그런 이미지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고 길거리에 한국만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포장마차들이 많이 있었다.
많이 줄어든 호객행위
예전에는 쎄보이는 사장님들의 적극적인 호객행위들로 인해서 어린 친구들이 오면 의례 반 공갈협박에 당해 옷을 비싸게 주고 사는 것으로 악명이 높기도 했었다. 이곳에 오려면 나름 강인해 보이려는 노하우들이 구전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었는데 "사장님 한번 돌아보고 올게요~"라는 멘트는 초짜를 벗어나기 위한 필살기였다. 이번에 갔을 때는 그전만큼 호객행위를 안 해주셔서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행을 타는 아이템들이 많이 걸려있어서 눈이 즐거웠다. 곳곳에 영업 중이지 않은 매장들도 보여 이전의 화려함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좀 남았다.
이렇게 한산하게 동대문을 걸어봤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어렸을 때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었는데, 예전에는 한번 이곳에 오면 그날로 시장조사 및 동향을 파악하고 원하는 아이템을 전부 구매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었기 때문에 항상 정신없이 바빴던 기억뿐이다. 여러 호객행위를 뚫고 기본적으로 두타 apm 밀리오레를 잊는 이 라인을 일단 한 바퀴 돌면서 요즘 유행하고 내가 맘에 드는 옷들이 뭐가 있나 둘러보고, 가격을 대충 물어본 후 선정을 하려고 했었다. 하지만 이런 계획과는 다르게 이곳에 오면 모든 옷들이 괜찮아 보이고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었다는 게 문제였다.
한국의 문화
예전에는 없었던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. 요즘은 패션 관련 사진 촬영에 자주 배경으로 보이는 것 같았다. 예전에 둘러봤을 때는 생각과 다르게 크게 뭐라 기억할만한 것들이 없었기도 했고, 이 날은 다리가 아파서 굳이 가보지는 않았다. 내국인들의 발길이 많이 끊어진 곳에 외국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. 심지어 옷가게에서 사장님처럼 일하는 분들이 외국인인 곳도 있을 만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명소가 된 것 같았다. 그런 면에서 DDP는 이곳이 동대문임을 알려주는 랜드마크로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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